그러나 그 열린 통로는 잠을 지칭하는 갖가지 이름표(늦잠, 새우잠, 여윈잠, 노루잠, 선잠, 풋잠)에 짓눌려 봉인되고 말았다.
김멜라 소설 <환희의 책> 66쪽 인용
소설책을 읽다 문득 이 구절에 꽂혔다. 잠을 지칭하는 갖가지 이름표라... 잠을 일컫는 이 다양한 표현들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고 그 뜻과 용례를 여기에 정리해 두려고 한다.
1. 늦잠
- 아침에 늦게까지 자는 잠. = 아침잠.
- 늦잠을 자다.
- 아침에 늦잠이 들어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.
- 그는 무리하게 밤샘을 하더니 다음 날 열한 시가 넘도록 늦잠을 잤다.
2. 새우잠
-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자는 잠. 주로 모로 누워 불편하게 자는 잠을 의미한다.
- 방바닥이 차서 웅크리고 새우잠을 잤다.
- 천막 안이 비좁아 모두들 눕지도 못하고 새우잠으로 한 밤을 지샐 모양인데도 건성으로 하는 소리 같지는 않았다. 《이문열, 영웅시대》
3. 여윈잠
- 깊이 들지 않은 잠. = 겉잠, 수잠.
- 겉잠 들다.
- 어린애는 쌔근쌔근 겉잠이 어리어리 든 모양이더니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을 뒤흔들며 찌르는 듯이 또 울어 젖힌다. 《염상섭, 삼대》
- 밤에는 팔다리가 아파서 뒤척이느라 수잠을 잤다. 《박경리, 원주 통신
- 실은 잠도 두어 시간 전부터는 간간이 의식을 헤집고 들어오는 거리의 소음과 짧은 악몽의 뒤엉킨 수잠이었다. 《이문열, 변경》
4. 노루잠
-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놀라 깨는 잠. = 괭이잠.
- 잠을 자도 설핏설핏 노루잠 자던 이가 사발밥을 남김없이 비우고 오랜만에 잠도 달게 자는 것이었다. 《현기영, 변방에 우짖는 새》
- 천팔봉이와 김귀돌은 봉창이 희번하게 밝아 올 무렵에야 얼핏 노루잠으로 눈을 붙인 둥 만 둥 하였다가···. 《문순태, 타오르는 강》
5. 선잠
- 깊이 들지 못하거나 흡족하게 이루지 못한 잠. = 겉잠.
- 선잠을 깨다.
- 선잠이 들다.
- 시험 때문에 긴장을 해서인지 어젯밤에는 내내 선잠만 잤다.
- 그 돌연한 소동에 선잠에서 깨어난 마가가 간신히 정신을 수습했을 때는 이미 온몸이 멍석 위의 안반에 꽁꽁 묶인 후였다. 《이문열, 황제를 위하여》
6. 풋잠
- 잠든 지 얼마 안 되어 깊이 들지 못한 잠.
- 한밤중까지 뒤척거리던 누이는 새벽에 겨우 풋잠이 들었다.
- 그 정도의 시간이면 아내는 나의 귀가와는 상관없이 풋잠에 들어 있기가 십상이고 어머님이 문을 열어 줄 적이 많았다. 《김원일, 노을》
7. 가첨잠
- 잘 만큼 잔 후에 또 더 자는 잠. =덧잠.
8. 갈치잠
-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 끼어 자는 잠.
- 좁은 방 한 칸에 열두 명이 자려니 어쩔 수 없이 모두 갈치잠을 잘 도리밖에 없었다.
9. 개잠
-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잠.
- 개가 깊이 잠들지 않듯이, 깊이 자지 못하고 설치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.
10. 개잠(改잠)
- 아침에 깨었다가 또다시 자는 잠. =두벌잠.
- 새벽에 깨었다가 이불 속 따뜻한 맛에 개잠이 들었었소. 《홍명희, 임꺽정》
11. 시위잠
- 활시위 모양으로 웅크리고 자는 잠.
- 그는 가게 마룻바닥에서 밤마다 시위잠을 자면서 어려움을 견뎠다.
12. 겨울잠
- 겨울이 되면 동물이 활동을 중단하고 땅속 따위에서 겨울을 보내는 일. 박쥐, 고슴도치, 다람쥐 따위의 포유류에서 볼 수 있으나 넓은 의미로는 곤충, 개구리, 뱀 따위의 변온 동물의 월동도 포함된다. = 동면.
- 겨울잠에서 깨어나다.
- 마치 겨울이 다가오면 찬피 동물들이 땅 밑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듯이 어떤 준비라도 미리 해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. 《최인호, 두레박을 올려라》
13. 고주박잠
- 등을 구부리고 앉아서 자는 잠.
14. 곤잠(困잠)
- 고단하여 깊이 든 잠. = 곤수(困睡), 곤와(困臥), 곤침(困寢)
- 그는 코를 골며 곤잠에 들었다.
15. 귀잠
- 아주 깊이 든 잠.
16. 그루잠
- 깨었다가 다시 든 잠.
17. 꽃잠
- 깊이 든 잠.
- 자산 서당에서 항상 대기를 하고 있던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어 있었다. 《송기숙, 녹두장군》
- 결혼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.
18. 꾀잠
- 거짓으로 자는 체하는 잠.
- 꾀잠을 자다.
19. 꾸벅잠
-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잠.
20. 꿀잠
- 아주 달게 자는 잠.
- 꿀잠을 자다.
21. 나비잠
-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.
- 팔을 어깨 위로 쳐들고 나비잠을 자던 갓난아기가 얼굴을 심하게 구기며 울기 시작했다. 《박완서, 미망》
22. 낮잠
- 낮에 자는 잠. = 오수. 오침. 주침
- 낮잠을 자다.
- 낮잠에 빠지다.
- 낮잠을 즐기다.
- 낮잠이 들다.
- 그는 해가 있는 동안은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낮잠만 늘어지게 퍼 잤다. 《윤흥길, 완장》
23. 다방골잠(茶坊골잠)
- 늦잠 자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. 예전에 서울의 다방골에 장사하는 이가 많이 살아 밤이 늦도록 장사하다가, 밤중이 지나서 잠자리에 들어 이튿날 해가 높이 뜬 뒤에야 일어난 데서 유래한다.
24. 단잠
- 아주 달게 곤히 자는 잠. = 감면( 甘眠). 감와(酣臥). 숙면(熟眠).
- 단잠을 깨우다.
- 단잠이 들다.
- 단잠에 취하다.
- 아내는 대답 대신 코를 골며 단잠에 빠졌다가 다시 진통이 오는지 깜짝 놀라면서 깨어나···. 《박완서, 오만과 몽상》
25. 덕석잠
- 덕석을 덮고 자는 잠이라는 뜻으로, 불편하게 자는 잠을 이르는 말.
26. 도둑잠
- 자야 할 시간이 아닌 때에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자는 잠. = 도적잠.
- 도둑잠을 자다가 들키다.
- 우리는 잠이 부족하였으므로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교대로 도둑잠을 잤다.
27. 돌꼇잠
- 한자리에 누워 자지 아니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자는 잠.
28. 등걸잠
- 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아니하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.
- 오늘 아침은 배창자가 주린 것도 아닌데 나는 졸음에 겨워 등걸잠에 빠져들고 있었다. 《김원일, 노을》
29. 뜬잠
- 밤에 자다가 눈이 떠져서 설친 잠.
30. 말뚝잠
- 꼿꼿이 앉은 채로 자는 잠.
- 얼마나 피곤했는지 말뚝잠을 자는데도 코를 골았다.
-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땅바닥의 냉기 때문에 모두 말뚝잠으로 눈을 붙인 둥 만 둥 하다가 새벽을 맞았다. 《송기숙, 암태도》
31. 멍석잠
- 너무 피곤하여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자는 잠.
- 나리와 친좁게 지내게 된 것을 묻거든 멍석잠 주무시려던 것까지 다 이야기할까요? 《홍명희, 임꺽정》
32. 발칫잠
- 남의 발이 닿는 쪽에서 불편하게 자는 잠.
- 발칫잠을 자다.
- 어려서부터 길러 내듯이 보아 오던 문희니 발칫잠쯤 재우는 것이 싫을 것은 없었다. 《염상섭, 댄스》
33. 발편잠
- 근심이나 걱정이 없어져서 마음을 놓고 편안히 자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.
- 정작 집을 떠나기로 작정하고 본즉 더욱 마음이 조여서 하루라도 이 지붕 밑에서는 발편잠을 잘 수 없었다. 《한설야, 탑》
34. 밤잠
- 밤에 자는 잠.
- 밤잠이 없다.
- 밤잠을 설치다.
- 밤잠을 못 이루다.
- 어머니는 밤잠도 못 주무시고 설음식을 만드셨다.
35. 벼룩잠
-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꾸 자다가 깨는 잠.
- 경비병들은 졸을 옆에 끼고 웅크린 채로 벼룩잠을 잤다.
36. 봄잠
- 봄날에 노곤하게 자는 잠.
- 나른한 봄날 오후, 봄잠에 깊이 빠지다.
37. 사로잠
- 염려가 되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.
- 아이 때문에 사로잠을 잤더니 몸이 영 개운하지 못하다.
38. 새벽잠
- 날이 샐 무렵 자는 잠.
- 새벽잠을 설치다.
- 새벽잠이 많다.
- 그들은 허구한 날 내 새벽잠을 깨우면서 서럽게 통곡을 한다. 《박완서, 그 가을의 사흘 동안》
- 간밤에 모처럼 책을 읽느라 뒤늦게 새벽잠에 빠져 있던 나는 꿈결에선 듯 나를 부르는 소리를 흘러들었다. 《송기원, 월문리에서》
39. 속잠
- 깊이 든 잠. =쇠잠.
- 이봉학이와 김산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대면 기질이 약한 편이라 곤한 것을 억지로 참다가 누우며 곧 속잠이 들어서 정신들을 모르고···. 《홍명희, 임꺽정》
40. 앉은잠
- 앉은 채 자는 잠.
- 합격자 발표를 하는 날 어머니께서는 아들의 합격을 빌며 앉은잠으로 밤을 보내셨다.
41. 여름잠
- 열대 지방의 일부 동물이 여름철의 더위나 건조기를 피하기 위하여 여름철 일정 기간 동안 잠을 자는 일. 도롱뇽·악어 따위에서 볼 수 있다. = 하면.
42. 이승잠
- 이승에서 자는 잠이라는 뜻으로, 병중에 정신없이 계속해서 자는 잠을 이르는 말.
43. 일잠
- 저녁에 일찍 자는 잠. = 저녁잠. 초저녁잠.
44. 쪽잠
- 짧은 틈을 타서 불편하게 자는 잠.
-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고 났더니 어깨가 뻐근하다.
- 그들은 밤이면 수림 속에서 쪽잠을 자고 낮이면 산을 헤매었으나 며칠이 지나도록 인삼 한 뿌리 캐지 못하였다.
45. 첫잠
- 막 곤하게 든 잠.
- 첫잠이 깜박 들다.
- 남폿불 그림자가 아롱지는 천장에다 부질없는 공상을 그리느라고 잠을 못 이루고 고생고생하던 끝에 막 첫잠이 들었었다. 《심훈, 영원의 미소》
46. 칼잠
- 충분하지 아니한 공간에서 여럿이 잘 때 바로 눕지 못하고 몸의 옆 부분을 바닥에 댄 채로 불편하게 자는 잠.
- 인원이 불어날 때는···여섯 사람씩 모두 엇누워서 소위 칼잠을 자야 하는데 비끗 한 번 돌아누울 틈도 없다. 《이호철, 문》
47. 토끼잠
-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.
- 문 여는 소리에 토끼잠에서 깬 아이가 눈을 비비며 나왔다.
- 그는 일정에 쫓겨 차에서 식사를 하고 비행기에서 토끼잠을 잤다.
48. 토막잠
- 잠깐씩 자는 잠.
- 낮잠은 길게 자지 않고 10분쯤 토막잠을 자면 피로가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.
- 밤새 뒤척이며 토막잠을 잤더니 피로가 영 풀리지 않는다.
49. 통잠
- 한 번도 깨지 아니하고 푹 자는 잠.
- 온종일 통잠을 잔 그녀는 달이 떠오르고 며느리가 깊이 잠들자 다시 달빛을 밟고 집을 나갔다. 《문순태, 타오르는 강》
50. 한뎃잠
- 한데에서 자는 잠. = 노숙. 노차. 야숙. 한둔.
- 길에서 한뎃잠을 자다.
51. 한잠
- 잠시 자는 잠.
- 밤새 한잠도 못 자다.
- 낮잠이라도 한잠 주무세요.
52. 헛잠
- 거짓으로 자는 체하는 잠.
- 그는 헛잠을 자며, 친구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.
- 검홍이는 건넌방 윗간에서 헛잠을 자고 드러누워서 소리 없는 눈물이 베개에 젖었으니···. 《김교제, 치악산》
- 잔 둥 만 둥 한 잠.
♣ 웃음의 종류
웃음의 종류(미소, 실소, 홍소, 폭소, 냉소, 고소, 조소, 파안대소, 가가대소, 앙천대소)
웃음-미소, 실소, 홍소, 폭소, 냉소, 고소, 조소, 파안대소, 가가대소, 앙천대소-의 여러 가지 종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. 1. 미소(微 작을 미, 笑 웃을 소)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. 또는 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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♣ 독서의 형태
독서의 형태
책 읽기에는 다양한 모습들이 있습니다. 속독, 강독, 숙독, 통독, 윤독, 다독, 묵독 등등. 이러한 용어들은 들어본 적은 있는데 사실 그 용어들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를 때가 있어서 사전을 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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♣ 성과 이름, 성과 호, 호칭어, 관직명 띄어쓰기
성과 이름, 성과 호, 호칭어, 관직명 띄어쓰기
국립국어원 한국어 어문 규범 제4절 제48항에 따르면 "성과 이름,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, 이에 덧붙는 호칭어,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." 고 되어 있습니다. 오늘은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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